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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 공간감각이 중요한 이유

읽는 시간 약 6분

인테리어 디자이너 공간감각, 30년 차가 말하는 이유

몇 해 전 골목 안 5평 남짓한 오래된 옷가게를 리모델링해달라는 상담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사장님은 진열대를 최대한 많이 넣어서 옷을 많이 걸고 싶어 하셨는데, 막상 도면 위에 원하시는 진열대를 다 배치해보니 손님 한 명이 겨우 지나다닐 통로밖에 남지 않는 구조가 나왔습니다.

숫자로는 분명히 다 들어가는데, 실제로 그 공간에 서보면 답답할 게 뻔히 보이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인테리어 디자이너 공간감각 입니다.

물리적인 치수를 넘어 그 공간에 들어섰을 때 느껴질 압박감, 동선의 효율성, 빛이 어디까지 닿는지를 도면만 보고도 입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공간감각, 도면 위 숫자와 몸이 느끼는 거리는 다르다


그 옷가게에서 저는 진열대 개수를 줄이는 대신, 벽면 전체를 활용하는 행거로 바꾸자고 제안했습니다.

바닥에 놓는 진열대는 그 자체로 시야를 가로막고 통로 폭을 잡아먹지만, 벽에 붙인 행거는 같은 양의 옷을 걸면서도 바닥 면적을 그대로 남겨둘 수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처음에 “그래도 진열대가 있어야 매장 같아 보이지 않겠냐”며 걱정하셨는데, 실제로 시공하고 나니 오히려 통로가 넓어 보이면서 옷이 한눈에 더 잘 들어온다는 반응을 받으셨습니다.

도면 위의 숫자만으로는 이 차이가 잘 안 보이지만, 실제 그 자리에 서서 시선이 어디서 막히는지를 상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공간 감각을 이루는 세 가지 축


이런 판단은 크게 세 가지를 동시에 고려하는 데서 나옵니다.

첫째는 비례와 균형인데, 가구와 벽면, 통로의 크기가 전체 공간과 어떤 비율로 맞물리는지를 보는 감각입니다.

둘째는 동선과 흐름으로, 사람이 실제로 움직일 때 어디서 걸음이 끊기거나 되돌아가야 하는지를 미리 예측하는 감각입니다.

셋째는 빛과 그림자인데, 그 옷가게는 안쪽으로 갈수록 자연광이 거의 안 들어오는 구조라서, 행거 위쪽에 라인 조명을 매립해 안쪽까지 밝기를 끌고 가는 방법으로 보완했습니다.

이 세 가지는 따로 계산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 서서 동시에 판단해야 하는 감각입니다.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반복으로 쌓이는 감각


공간 감각을 타고난 재능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반복적인 훈련으로 충분히 길러지는 기술에 가깝습니다.

저도 처음 일을 배울 때는 도면만 보고 실제 완성됐을 때의 느낌을 예측하는 게 서툴렀습니다.

줄자를 들고 현장을 재고, 완성된 공간에 다시 가서 도면과 실제 느낌을 비교하는 과정을 수백 번 반복하면서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공간 감각은 넓은 공간을 웅장하게 만드는 데서 드러나는 게 아니라, 그 옷가게처럼 작은 공간을 얼마나 답답하지 않게 기능적으로 풀어내느냐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공간일수록 감각의 차이가 크게 드러난다


넓은 평수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서 웬만한 배치로도 크게 답답해 보이지 않지만, 그 옷가게처럼 면적이 좁을수록 가구 하나, 진열대 하나의 위치가 전체 인상을 완전히 바꿔놓습니다.

그날 진열대를 행거로 바꾸자는 제안 하나로 매장의 첫인상이 달라졌던 것처럼, 공간 감각은 결국 한정된 면적 안에서 사람의 동선과 시야를 얼마나 덜 막느냐를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이 감각을 기르는 건 단순히 미적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 공간을 쓰는 사람의 하루를 얼마나 편하게 만들어주느냐의 문제라서, 저는 지금도 새로운 현장에 갈 때마다 도면보다 먼저 그 자리에 서서 시선이 어디로 흐르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일상에서도 훈련할 수 있는 감각


전문가가 아니어도 이런 감각은 일상에서 충분히 키울 수 있습니다.

그 옷가게 사장님께도 개편 후에는 집에서도 가구를 옮기기 전에 마스킹 테이프로 바닥에 크기를 표시해보시라고 권해드렸는데, 실제로 몇 달 뒤 집 거실 배치를 바꾸면서 이 방법을 써봤더니 예상과 다르게 통로가 좁아지는 걸 미리 발견해서 가구 방향을 바꿨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줄자를 들고 자기가 머무는 공간을 직접 재보고, 그 치수를 종이 위에 옮겨보는 것만으로도 공간을 보는 눈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좋아 보이는 카페와 불편한 카페의 차이를 관찰하는 습관


저는 새로운 카페나 매장에 갈 때마다 왜 이곳이 편안하게 느껴지는지, 혹은 왜 답답하게 느껴지는지를 유심히 살펴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천장 높이, 조명의 조도, 테이블 사이 간격 같은 요소들이 그 인상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관찰한 사례들이 실제 설계 상담에서 클라이언트에게 예시로 설명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그 옷가게 리모델링 때도 근처에 있던, 좁지만 답답하지 않게 느껴지던 편집숍의 조명 배치를 참고해서 행거 위 라인 조명 위치를 잡았던 게 실제로 도움이 됐습니다.

그 만큼 조명계획도 중요한다는것을 알수 있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공간 감각이 실제로 어떻게 발휘되는지는 원룸·소형 평수를 넓어 보이게 만드는 인테리어 방법 글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자격과 실무 역량에 대한 정보는 한국실내건축가협회(KOSID)에서 참고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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